교회옆 솔숲사이에
                           (요 10:10)


오늘은 순교자 배영석 목사에 대해서 살펴본다. 그는 1905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다. 당시 나라 잃은 슬픔과 원통한 한을 풀어주고 위로해 줄 곳은 오직 교회뿐이었다. 어른들을 따라 열심히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의 잔뼈가 굵어갔다. 그는 열심히 젊음을 바쳐 교회 봉사에 여념이 없었고 여기서 받은 은혜는 한이 없었다. 그는 신앙생활을 통해 하나의 큰 선물을 받았는데 그것은 다니엘서의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와 같이 한 핏줄을 이어받은 친 형제보다 더 믿고 사랑하며 아끼는 형제이며 신앙동지를 만난 것이었다. 그 두 사람은 후에 목사가 된 김재옥과 김원섭이었다.

어느 날 세 사람은 기도로 우의를 다지면서 결의를 한다. 그것은 서로가 힘을 합하여 돈을 모아 한 사람씩 밀어주어 뜻을 이룩하자는 것이었다.  1932년 9월27일 그들은 강진읍에서 수중의 돈을 모아 삼일 상회라는 간판을 걸고 점포를 차려 각각 사진부, 시계부, 양복부의 세분야로 나누어 경영했다. 그들의 공동목표는 십일조 철저이행으로 신자의 본분을 다하며 교회를 돕는 일이요, 근검절약으로 저축하여 모은 돈은 주의 영광을 위해 쓰되 신학교 공부할 학자금을 준비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사업은 거짓말처럼 잘 되었고 우정을 보는 사람들마다 칭찬했다. 어느 날 경찰서장으로부터 점포 이름이 3.1운동을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바꿀 것을 강요받았다. 그러나 끝까지 바꾸지 않았다. 제일 먼저 배영석이 1941년 서울 조선 신학교에 입학하였고  뒤를 이어 김재옥도 입학하여 목사가 되었다. 

배목사는 목사안수를 받고 첫 부임지 강진군 항촌 소재 중앙교회에서 사역했다. 그는 혼신의 노력과 정열로 충성을 다했고 나주 파남교회로 옮겨 8.15 해방까지 시무했다. 그리고 해방 후에는 다시 강진읍 교회로 청빙받아 교회와 성도들을 돌보며 교회를 부흥성장시켰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 온 민족에게 먹장구름같은 비운이 밀어닥쳤다. 순식간에 광주가 공산군의 수중에 들어가고 해남이 무너지더니 강진읍도 공산당의 세상으로 변했다. 모두들 피하는 판에도 그는 오히려 교회 안으로 들어갔고 강대상 밑에 엎드렸다. 공산군이 피에 굶주린 이리처럼 마구 우익인사들을 처형했다. 배 목사도 예외없이 체포되어 강진읍 장터로 끌려갔다. 그의 가슴팍에다는 흰천에다 붉은 글씨로 "반동분자"라는 표지를 붙이고 준비된 나무기둥에다 그를 꽁꽁 묶었다. 죄목은 인민의 피를 빠는 악덕배요 미 제국주의의 앞잡이며 국민회장을 지낸 반동분자란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나는 예수교 목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예수 믿고 회개하시오. 말세가 임박했습니다."고 말하자 사정없이 총알은 불을 뿜었고 그의 피는 주위의 땅을 붉게 물들였다. 그는 45세를 일기로 순교의 반열에 올랐다. 공산당은 시신마저 손대지 못하게 하여 그들이 후퇴한 후에야 그토록 아끼던 교회 옆 솔숲사이에 안장하고 새하얀 작은 비석을 세워 그의 성역과 순교를 새기어 지금까지도 기리고 있다.